이번 편에는 레위 지파가 얼마나 그럴 듯한 말빨로 병역을 면제받고 세금으로 축재하며 최태민처럼 한 세상 떵떵거리며 잘 살았는지 볼까 한다.
인구 조사하고 진을 운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민수기 1-2장을 이루고 있다면, 오늘 할 이야기는 3, 4, 7장, 그리고 6장 끝의 몇 절, 8장 대부분에 적혀 있다. 보시다시피 이 사이에 전혀 다른 주제가 마구 끼어 있지만, 원래 성경 구성이 개조져 있으므로 이런 건 포기하기로 하자.

애초에 이 지파의 시조인 레위란 사람은, 보스몹에게 막타 날리는 순간 두꺼비집 내려간 PC방 속의 게이머처럼 난폭했지만, 그 후예들은 계산기까지 좀 두들길 줄 알았다.

처음부터 야훼는 ‘가축이든 인간이든 첫째로 태어난 장남은 내 꺼임‘ 이라고 밝히며, 제사장들의 재산 형성에 기여한 바가 있다.
그런데 사막을 로밍하던 중, 야훼는 난데없이 장남 대신 레위인을 받겠다고 말한다. 이걸 미묘하게 말을 바꾸면서 여러 번 말한다.
- “장남 대신 레위인 받겠음.” (3:12)
- “장남 대신 레위인 받고, 이스라엘 첫 짐승새끼 대신 레위인 짐승 받겠음.” (3:41)
- “장남 대신 레위인 받고, 이스라엘 첫 짐승새끼 대신 레위인의 첫 짐승새끼 받겠음.” (3:45)
내가 모세라면 야훼한테 ‘아이고 아부지요 정신 좀 채리시소‘하며 물 좀 갖다 주고 싶음.
결국 야훼의 말이라기보다 모세의 계획일 텐데, 모세가 왜 굳이 저런 딜을 했는지 추측해 봤음.
레위인을 바침으로써 레위인은 아론네 제사장들을 도와 성막 돌보는 일을 하게 되는데, 이를 보아 아론 직계만으로는 성막 업무를 하기 빡세서가 제일 큰 이유였을 것 같다. 나아가 레위 지파를 귀족화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레위지파는 통으로 병역 면제 받는 성막 보직으로 빠지게 된다.
여튼 아론도 그 장단을 맞춰, 레위 애들 대충 씻겨서 제삿상에 올린다. 즉 정결한 물 뿌리고 제모하고 옷 빨아 입힌 레위인을 요제로 바치는 의식을 치른 거임.
요제는 제물을 들고 흔들어 바치는 건데, 레위인들 뻘쭘하게 세워놓고 엄숙한 얼굴로 흔들어 바치는 시늉 했을 걸 떠올리니 저항없이 터짐. 마치 회식 자리에서 너무 먼 자리에 앉아 있는 야훼 부장님하고 허공에다 짠~ 하며 건배하는 시늉만 하며 굽실거리는 느낌임.

제삿상에는 숫송아지 두 마리에 기름 섞은 곡물가루를 썼다. 한 마리는 레위인의 죄를 ctrl-x, ctrl-v로 오려붙이기 한 뒤 죽이는 속죄제물로, 다른 한 마리는 평범한 번제물로 바친다.
이렇게 25살 이상 된 레위 남자는 다 성막 보직으로 빠지고, 50살에 은퇴한다고 정해진다. 은퇴 이후에도 보조 업무는 가능함. 레위인이 이렇게 쿠션이 되어줘서, 일반 회중이 성막 가까이 와도 죽지 않을 수 있다고 함 ㅋㅋ
그래서 병역 면제 받고 메데타시 하면서 그걸로 끝났냐? 그걸로 끝났으면 이걸 쓰지도 않음. 내 생각에 레위인을 장남 대신 받은 중요한 이유에, 장남 특별세(?)를 걷으려는 계산도 있는 것 같음.
먼저 야훼에게 바칠 레위인 수를 셈. 여자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태어난지 한 달 이상 된 남자만 세면 됨.
그래서 레위인을 다 세보니 22,000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 장남들도 다 센다. 22,273명임.
자, 이제 여기서 기적의 세금법이 나온다.
잘 봐 봐? 야훼가 모든 장남 대신 레위인을 받겠다고 했잖음? 근데 레위인이 장남들보다 적은 거임. 273명이 더 적은 상황임. 즉 야훼가 받아야 할 사람 수가 273명이 모자란다는 거임.
야훼는 모자란 273명에 대해 돈으로 대신 내라면서, 사람 한 명당, 은 5세겔로 계산하라고 한다. 그리고 세겔 무게 사기칠까 봐, 성소에서 재는 무게로 바치라고 덧붙인다. ‘1세겔은 20게라‘라며 절대 손해보지 않으려는 치밀함.
그렇게 계산하면 273명x5명=1,365세겔이다.
즉 1,365세겔이 이스라엘인들이 내야 하는 세금임. 이걸 걷어서 아론과 그 아들들이 겟♥️츄♥️
아니 근데 이런 치사하고 쪼잔한 내용까지 경전에 그대로 두고 근엄하게 성경 무오류설 이딴 소리 해가며 애지중지하는 거 어이없다. 뭔 놈의 경전에서 고리대금업자스러운 향기가 이렇게 많이 남?
애초에 레위인을 대신 바치기 전에, 첫째는 거룩하게 구별되었다 어쨌다 하면서 장남 바치던 때에, 그땐 그 장남들 다 병역 면제시켜주고 대신 성막 돌보게 한 적 있음? 그땐 장남들이 병역도 하고, 세금도 똑같이 냈을 거 아님?
게다가 레위인 지들끼리 병역 면제 받는 것도 모자라 난데없이 없었던 세금까지 더 달라고 함? 기상천외한 세금 명목이 아닐 수 없음.
그리고 의문은 또 있음.
지난 회에 레위의 세 아들인 게르손, 고핫, 므라리를 외우라고 했었음. 이 세 집안이 성소의 서남북을 둘러싸고 진을 친다고 했잖음? 이 세 가문의 자손들도 각각 하위 가문으로 갈라져 있음.
성경에는 이 가문별로도 남자들 숫자를 셌다.
- 서쪽의 게르손 가문 – 립니, 시므이 (남자 7,500명, 대표 엘리아삽)
- 남쪽의 고핫 가문 – 아므람, 이스할, 헤브론, 웃시엘 (남자 8,600명, 대표 엘리사반)
- 북쪽의 므라리 가문 – 마흘리, 무시 (남자 6,200명, 대표 수리엘)
다 더하니 22,300명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음? 아깐 레위인 수가 22,000명이랬잖음? 그래서 전체 장남수인 22,273보다 273명 부족해서 그만큼 돈으로 보완달라고 한 거 아님? 그래서 갑작스레 특별세를 걷었잖음?
근데 지금보니 27명 오바인 것임. 야훼가 27명 더 받아버린 거임.
27명x5세겔 = 135세겔이니까, 135세겔을 오히려 사람들에게 나눠줬어야 함.
2000년 후에 알게 된 세금 환급건에 대하여…

이 특별세금 말고도 지파별로 또 운송 수고비(?)를 걷는다. 각 12지파의 우두머리들이 1인당 황소 한 마리, 2인당 수레 한 대를 냄. 즉 다 합치면,
황소 12마리, 수레 6대가 된다.
전에 레위 아들인 게르손, 고핫, 므라리의 자손들은 평소 성막 내부 일을 돌본다고 했잖음? 성막 걷어갈 땐 게르손/므라리네가 걷은 성막 나머지를 옮기고, 고핫네는 성물을 직접 지고 가는 임무를 맡았는데, 받은 걸 이들한테 나눠준다.
- 게르손 자손: 황소4, 수레2
- 므라리 자손: 황소8, 수레4
- 고핫: 0
고핫 애들은 없음. 직접 성물을 어깨에 걸머지고 날라야 하기 때문임ㅠㅠ
그 와중에 고핫 애들도 성물을 직접 보면 안 되기 때문에, 옮길 땐 제사장인 아론과 아들들이 성막에 미리 들어가서 언약궤를 휘장으로 덮고, 가죽으로 또 덮고, 파란 천으로 또 덮고, 언약궤의 고리에 채를 끼워놔야 한다.

진설병 차려놓은 상이나 등잔대나 제단도 다 파란 천, 빨간 천, 자주색 천, 가죽 등으로 덮고 싸고 채에 끼워놔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고핫 자손들이 들어와서 채를 짊어지고 옮길 수 있다. 얘네들도 직접 건드리면 죽어야 함 ㅋㅋ

이렇게 성소 보직을 맡게 된 레위인들을, 아론의 셋째 엘르아살이 총괄 관리하게 됨. 이땐 모세와 아론도 다 살아있고, 아론의 첫째 둘째인 나답과 아비후은 버닝하고 사라진 후다. 그래서 셋째 엘르아살과 이다말이 아론을 돕고 있는 중이다.
이걸로 세금은 끝이냐?
이제부터 진짜임.
제단에 기름을 붓던 날, 제단을 또 거룩하게 구별하여 기념한다고 또 매일 한 지파씩 나와서 12일 동안 예물을 바치라고 함. 순서는 다음과 같다. 바친 내용물은 지파마다 똑같음.
- 1일차: 유다지파 지도자 나손(암미나답 아들)
- 2일차: 잇사갈지파 ” 느다넬(수알 아들)
- 3일차: 스불론지파 ” 엘리압(헬론 아들)
- 4일차: 르우벤지파 ” 엘리술(스데울 아들)
- 5일차: 시므온지파 ” 슬루미엘(수리삿대 아들)
- 6일차: 갓지파 ” 엘리아삽(드우엘 아들)
- 7일차: 에브라임지파 ” 엘리사마(암미훗 아들)
- 8일차: 므낫세지파 ” 가말리엘(브다술 아들)
- 9일차: 베냐민지파 ” 아비단(기드오니 아들)
- 10일차: 단 지파 ” 아히에셀(암미삿대 아들)
- 11일차: 아셀지파 ” 바기엘(오그란 아들)
- 12일차: 납달리지파 ” 아히라(에난 아들)
각 지파마다 바친 건 다음과 같음.
- 130세겔짜리 은쟁반1
- 70세겔짜리 은접시1
- 향 채운 10세겔짜리 금잔1
- 소제물:기름 섞은 곡식가루
- 번제물: 수송아지1, 숫양1, 어린숫양1
- 속죄제물: 숫염소1
- 화목제물: 황소2, 숫양5,숫염소5,어린숫양5
이걸 12지파가 바쳤으니, 여기에다 x12 하면 총 예물의 양이 나옴.
- 130세겔 은쟁반 x 12 = 1,560세겔
- 70세겔 은접시 x 12 = 840세겔
=은 2,400세겔어치
- 10세겔 금잔 x 12 = 금 120세겔어치
- 번제물 x 12 = 수송아지12, 숫양12, 어린숫양12
- 속죄제물 x 12 = 숫염소12
- 화목제물 x 12 = 황소24, 숫양60, 숫염소60, 어린숫양60
- 기름 섞은 곡물가루 x 12 분량
정말 많이도 받았다.
애초에 사막에서 40년을 로밍한 이유가 레위 지파가 압도적으로 돈을 벌 때까지 뺑뺑이 돌린 걸지도 모름…
오래간만입니다! 선생님!
중간중간 들어간 짤로 보아 여전히 깊은 교양과 내공이 느껴지는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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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셨군요 선생님 아흐흑 기다렸습니다!!! 정독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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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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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선생님 세상에 너무 기뻐요 창세기부터 재주행 뛰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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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선생님 돌아오셔서 너무나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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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리하시는거 보니 행정에 일가견이 있으시군요. 학과장 유망주(?) 아니면 앗싸리 현직이실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새 글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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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ㅜ 연재가 중단되었을 때가 딱 보직 발령이 났던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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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ㅠㅠ 고생 많으십니다.
염치없지만 그래도 연재는 계속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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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선생님 돌아오셨군욧 기다렸습니다!!!! 이번 글도 정리 너무 재밌어요ㅋㅌ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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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을!!! 울려라!!!!! 불신자님이 돌아오셨다!!!!!
와….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n번째 정주행의 끝을 향하던 중 눈을 의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정주행 한번 더 해야겠군요. 그나저나 하도 정주행을 했더니 창세기부터 레위기까지의 내용을 너무 완벽하게 숙지해서 좀 있으면 교단에 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교단에 서서 태초에 야레크집착광공야훼께서..라고 운을 떼자마자 이단이라는 사람들의 외침에 전 불신자님을 부르짖으면서 끌려내려갈 겁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쫓겨난 저는 저를 추종하는 세력들을 규합시켜서 매주 일요일마다 헌금을 걷어 치킨을 시켜먹는 종교를 만들겠지만, 그 중 일부 과격파가 치킨을 반쪽으로 잘라 번제를 지내다 실수로 염소신을 소환해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나는 나 외에 다른 신을 용납 못하는 질투공 인소남주 야훼는 그 염소신을 불태워버릴 것이고, 염소신이 불타는 영상이 유튜브 백만뷰를 찍자 이내 한국 기독교계는 대혼란의 국면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혼란의 가운데에서 ‘부정한 것’의 정의에 대해 현대적인 재해석을 한 다음 그것들을 다 튀겨버려야 한다는 새로운 종파가 힘을 얻게 되고, 개신교와 그리스정교에 이어 튀김교가 한국의 주류 종파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그 여파로 전국의 성범죄자들과 부정축재자들이 대거 튀김이 되며 유감스럽게도(…) 핵심인물들을 잃은 정경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본의아니게 사회정의를 구현해버리고 지배층에게 혼란을 가져다준 튀김교는 사실 그냥 종교의 이름으로 이상한 걸 하지 말자고 했을 뿐인데 큰 호응을 받아서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천년 동안 원 의도와는 다르게 지배층의 프로파간다로 사용되었던 기독교는 쉽사리 동북아시아에서 발생한 새로운 종파를 인정해주지 않고, 한편 각지에서 아자젤과 몰렉 등의 소환 성공사례가 잇따르는데….더보기
요약: 민수기 다음편이 나와서 너무 좋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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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ㄷㄷㄷ 필력에 무릎꿇었습니다. 페북 페이지로 좀 가져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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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 사이트 페북 페이지도 있었나요? 저야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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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자님!!!! 기다렸습니다ㅜㅜㅜㅜㅜ 이제는 여유가 생기셨는지요…ㅜㅜㅜ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여전히 빵 터지는 센스와 필력에 눈물을 남기고 갑니다ㅠㅜ
다시 돌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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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이뿌이뿌이~~~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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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만이라도 꼭 완성하여 양장본으로 출판하길 바라오. 꼭 구매하여 성경이랑 나란히 꽂아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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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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