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3. 안드로메다급 민간 요법으로 점철된 레위기 질병관리 매뉴얼

이번 화는 레위기의 질병관리 매뉴얼에 대해서 알아볼 것이다. 먹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피부병, 곰팡이, 인간들이 더러워졌을 때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대에는 전염병이 무시무시했던 듯 하다. 특히 피부로 증상이 나타나는 병을 중하게 다룬다. 실제 언급되고 있는 병이 나병인지 흑사병인지 그 외에 다른 전염병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병이 이스라엘 커뮤니티에 옮을까봐 두려워했음이 느껴진다. 제대로 된 약물이 없던 고대이니, 전염병을 손에 꼽는 상위 재앙으로 취급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자고로 악성 피부병을 치료하는 것은 기적 중에 최고 기적임

오죽하면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선보이는 기적이란 게, 나일강 더러워짐, 개구리, 이, 파리와 구더기, 종기 등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기분 나쁜 것들 뿐이겠음?

아무튼 이번 편을 먼저 요약하자면, 전염병에 대한 지대한 공포와 안드로메다급 진단법, 그리고 1도 도움 안 되는 치료법 되시겠다.

먼저 레위기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표시해보았다. 이미 다뤘던 부분은 회색으로 표시했다.

  1. 번제
  2. 곡식제
  3. 화목제
  4. 속죄제
  5. 속죄제, 속건제
  6. 속건제, 번제, 곡식제, 속죄제
  7. 속건제, 화목제, 기름과 피 먹지 말라, 제사장의 몫
  8. 아론과 그 아들들의 제사장 위임식
  9. 제물을 바치는 아론과 그의 아들들 (사역 시작)
  10.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죽음
  11. 깨끗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구분
  12. 출산 후 정결 규례
  13. 피부병에 관한 규례, 곰팡이에 관한 규례
  14. 피부병 치료 규례, 곰팡이 처리 규례
  15. 남자 몸에 관한 규례, 여자 몸에 관한 규례
  16. 속죄일
  17. 염소귀신에게 고수레 금지, 피 먹지 말라, 죽은 짐승 먹지 말라
  18. 남녀 관계에 대한 규례
  19. 그 밖의 다양한 율법
  20. 여러가지 죄에 대한 처벌법, 남녀 관계의 죄 처벌법, 무당 죽여라
  21. 제사장이 지켜야 하는 규례
  22. 제사장이 지켜야 하는 규례, 제물 선별법
  23. 지켜야 절기들
  24. 등잔불과 거룩한 빵, 신성 모독은 투석형, 눈눈이이
  25. 안식년, 희년, 빈자법, 재산법, 노예법
  26. 순종에 따르는 상, 불순종에 따르는 벌, 그래도 회개해라
  27. 특별한 약속의 값, 야훼에게 바치는 예물/집/땅/짐승의 첫 새끼

레위기에 나오는 부정(不淨, unclean)하다는 단어를 문자 그대로 더럽다는 뜻보다는, 신이 금했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레위기를 읽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즉 단순한 손해배상죄 guilt로 다루지 않고, 신앙윤리법과 동등한 sin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부정하다‘는 단어는 정신적인 타락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니, 어쩌면 찰떡 번역인지도 모른다. 해석을 찾아봐도, 부정의 의미는 신성한 것을 더럽힌다는 뜻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레위기를 읽으면서 느낀 건, 부정하다는 말을 정말로 단순히 물리적, 생리적 청결에 해당하는 맥락으로 쓰고 있다는 인상이다. ‘신이 이런 건 더러워서 병나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고 약속하래!’같은 느낌.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신과의 약속이라는 부분에 방점이 찍히면서, 더럽다는 단어에 신성 모독 의미가 점점 더 강화된 것 같다. 즉,

신이 이런 더러워서 걸린대! -> 신과의 약속이라면 이는 신성한 규례! -> 그렇다면 질병은 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데서 오는 신의 분노! -> 분명 더러운 분명 끔찍하고 악한 것이란 뜻일 ! -> 더러운 가까이 하는 신성모독! 화형! -> 레위기에서 더럽다 말의 의미는 영혼의 타락, 신성의 오염을 뜻합니다, 신도 여러분!

이런 식으로 맥락 파악 못하는 엄근진한 멍청함이 그라데이션된 것 같음.

그래서 나는 정한 것과 부정한 것으로 쓰지 않고,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으로 바꿔서 써보겠음.

1. 깨끗한 동물과 더러운 동물


레위기는 깨끗한 동물과 더러운 동물을 딱 구분해준 뒤, 깨끗한 동물만 그때 그때 도살해서 먹도록 장려하고 있는 듯 하다. 깨끗한 동물이든 더러운 동물이든, 죽어 있는 시체를 만지거나 먹은 사람은 저녁 때까지 더러워진다고 하기 때문이다. 근데 만약 이렇게 더러워진 사람은 옷 빨면 됨ㅋㅋㅋ

만약 더러운 동물 시체가 나무 그릇, 옷, 가죽, 자루에라도 닿으면 더러움이 옮으니 물에 담가둬야 한다. 그럼 저녁이 지나면 다시 깨끗해진다. 반면 오지 그릇, 가마, 화로 등에 닿았다면 그건 깨뜨려야 한다.

어쩌다 음식이나 젖은 씨에 더러운 동물의 시체가 닿으면 버려야 하지만, 샘이나 물웅덩이, 마른 씨는 더러운 게 닿아도 여전히 깨끗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함. (?)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동물과, 못 먹는 더러운 동물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네 다리 동물류:
    (O) 굽도 갈라지고 새김질하는 동물만 깨끗.
    (X) 발바닥으로 걷는 것 전부. 새김질을 안 하는 것 전부.
    (X) 새김질은 하지만 굽이 없는 낙타, 오소리, 토끼
    (X) 굽은 있지만 새김질을 안하는 돼지
  2. 수생 생물류:
    (O)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것만 깨끗.
  3. 날짐승류:
    (X) 독수리, 수염수리, 물수리, 검은 소리개, 각종 붉은 소리개, 각종 모든 까마귀, 타조, 올빼미, 갈매기, 각종 매, 부엉이, 가마우지, 따오기, 백조, 펠리컨, 흰물오리, 고니, 각종 푸른해오라기, 오디새, 박쥐
  4. 날개달린 곤충류:
    (O) 점프 가능한 메뚜기, 방아깨비, 귀뚜라미, 여치 종류
    (X) 날개 곤충 중 네 발로 걷는 것
  5. 땅을 기는 동물: 다리가 있든 없든 모두 안됨.
    (X) 족제비, 쥐, 큰 도마뱀 종류, 게코도마뱀, 육지악어, 도마뱀, 사막도마뱀, 카멜레온 안 됨.
  6. 자연사했거나 다른 짐승에게 죽은 동물 안됨

레위기에서 말하는 일명 ‘부정한 동물‘이라는 것들이 뭔가 사악하거나 신성모독적이라기보다, 그저 그 시대에 병 옮긴다고 의심되는 걸 다 피하려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음? 게다가 시체에 닿아서 부정탄다고 해도 딱 그날 저녁 때까지로 기한이 한정되어 있기까지 함. 흔히 해석하듯이 부정이 그리도 신성모독적으로 큰 일이 맞다면, 회개 기도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님? 그냥 옷 빨면 되는 거였음?

그래서 엄근진한 느낌의 ‘부정하다’ 대신 ‘에이 더러워 지지’라는 느낌이 더 맥락에 맞는 것 같다는 것임.

아무튼 토끼나 돼지, 갑각류나 장어나 문어 같은 것도 더러운 짐승이니 못 먹는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쓸모없는 규례와 남자 동성애를 금지하는 조항이 같은 무게로 레위기에 나온다는 거임. 이런 걸 문자 그대로 못 지키겠으면, 다른 조항들도 강요할 수 없지 않겠음? 어떤 규례는 ‘고대니까 그 시대에만 통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건 ‘이건 지금도 지켜야 한다!‘고 들이대는 건, 그야말로 순전히 자기들 머릿속에나 있는 설득력 1도 없는 기준으로 주장하는 거 아니겠음?

2. 피부병 진단 및 치료법

부스럼이나 뾰루지, 반점 등이 생겨 위험한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제사장(?)에게 데려가 진단받아야 한다. 즉 제사장은 의사 노릇도 해야 하는 것임. ㅋㅋㅋㅋ 제사장 극한 직업이다. 물론 질병은 신이 주는 거라고 믿는 시대라서 그러는 것이니 고대인들은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그런 시대에 쓰인 문헌을 아직까지 믿고 지키는 일부 현대인인 것이다.

아무튼 의사 제사장은 사람을 자세히 관찰하고, 깨끗한지 더러운지 선언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진단 플로우는 대략 다음과 같다.

논리적인 듯 하면서도 자세히 보면 엉망진창임을 알 수 있다

이런 매뉴얼이 있는 이유는, 환부를 보고 위험한 피부병인지, 아니면 그냥 가벼운 뾰루지인지, 아니면 상처 아문 흉터인지를 판별하려는 것이다. 애매할 때는 7일간 격리했다가 재검하는 과정도 있다.

아무튼 악성 피부병을 진단하려면 이거 두 개만 기억하면 된다. 의심스러운 환부에 난 털색이 변했는가? 그리고 환부가 움푹 꺼졌는가? 이 두 개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 검진이다. 이 두 가지 증상에 모두 해당하는 경우를 투샷 당첨!이라고 부르겠음.

자, 이제 레위기에서 어떤 증상을 위험한 피부병으로 진단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일반 피부에 난 흰 부스럼

흰 부스럼이 생긴 환부에 난 털이 희게 변했는가, 환부가 움푹꺼졌는가를 본다.

  • 투샷 당첨!악성
  • 흰 부스럼은 있으나 투샷은 아님 ➡ 격리 후 재검
  • 재검 시 변화 없다 ➡ 또 격리 후 재재검
  • 깨끗 선언 후 다시 도진 데다가, 환부에 생살도 차올랐다 ➡ 고질적인 악성
  • 흰 부스럼이 번져서 온 몸이 다 하얗게 됐다 ➡ 깨끗 선언(?)
  • 올화이트인 사람의 일부에 생살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 악성

흰 부스럼이 일부 생기면 더럽지만, 아예 온 몸을 하얗게 다 덮어버리면 깨끗하다고 선언하라는 부분이 킬링 포인트이다. 모세는 그냥 얼룩덜룩한 게 싫은 거였나? 민짜 단색으로 밀면 깨끗한 것임?

무슨 오델로 같은 거임?

상대의 돌을 뒤집어 모두 내 돌과 같은 색으로 만들면 이기는 게임

(2)종기자국, 화상자국

아문 자리에 흰 부스럼이나 붉은 반점이 생겼을 경우엔 그냥 흉터일 수도 있으니 잘 보아야 한다.

  • 투샷 당첨!악성
  • 뭔가 있긴 하나 투샷은 아님 ➡ 격리 후 재검
  • 재검 시 변화 없다 ➡ 그냥 흉터 자국
  • 재검시 투샷 당첨이거나, 뭔가 생겼던 게 번졌다 ➡ 악성

(3)머리와 턱

두피나 턱수염에 생긴 환부를 관찰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이때는 환부가 움푹 꺼졌는지와, 머리카락이나 턱수염이 가늘어지고 누렇게 변했는지를 본다.

  • 투샷 당첨 ! 악성
  • 털이 빠졌으나 투샷은 아님 ➡ 격리 후 재검
  • 재검 시 변화 없다 ➡ 털 다 밀고 다시 재재검
  • 재재검시 변화 없거나 검은 털이 다시 자란다 ➡ 깨끗 판정
  • 재검시 누런 털은 없지만 부위가 번졌다 ➡ 악성

머리털이 그냥 빠지는 것인지, 피부병으로 빠지는 것인지 판별하는 법도 있다. 뭔가 말투가 멕이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 머리털이 빠짐 ➡ 대머리지만 깨끗하다. (실제로 한 말)
  • 앞머리털이 빠짐 ➡ 이마 대머리지만 깨끗하다. (실제로 한 말)
  • 대머리가 된 정수리나 이마에 붉은 반점 ➡ 대머리에 생긴 악성 피부병 (실제로 한 말)

(4) 악성 피부병 선언을 받았을 경우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지한다는 의미로, 약간 벌칙 비슷한 것을 수행해야 한다. 환자는 죄인마냥 찢어진 옷을 입고, 머리를 풀고, 입을 가린 채 “더럽다! 더럽다!”하고 외치고는 캠프 밖에서 혼자 살아야 한다. ㅜㅜ

아마 많은 경우 한센병 구역이 생겨 있었을 듯 하다.

(5) 피부병이 나은 뒤 정화의식

제사장은 캠프 밖에 혼자 사는 사람을 보러 가서 피부병이 나았는지 확인해야 하는 모양이다. 만약 피부병이 나았다면 정화 의식을 치른다. 이 정화 의식이란 것도 겁나 끔찍하고 미신적임 ㅋㅋ

  • 살아있는 깨끗한 새 2
  • 백향목
  • 진홍색 실 한 뭉치
  • 우슬초
  • 물이 담긴 오지 그릇

먼저 새 한 마리를 물이 담긴 오지 그릇 위에서 잡는다. 그럼 피가 잔뜩 쏟아져서 핏물 그릇이 만들어질 거 아님? 그럼 여기에다 아직 살아 있는 남은 새, 백향목, 진홍색 실, 우슬초를 담가서 푹 적신다.

새의 피를 이용하여 정화하는 법. 아니 이것이 종교여 민간요법이여…

이 핏물을 피부병에 걸린 사람에게 일곱 번 뿌린 뒤, 깨끗하다고 선언한다. 친구의 피를 뒤집어 쓴 새는 제사장이 들판으로 가지고 나가서 날려 보내준다.

이 의식을 통해 환자였던 사람은 옷을 빨고, 머리털을 밀고, 목욕을 한 뒤 캠프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도 자기 천막에 바로는 못들어가고 천막 밖에서 7일을 지내야 함. 7일 후에 다시 머리털을 비롯해서 턱수염, 눈썹까지 다 밀고 또 옷을 빨고 목욕한 뒤 천막에 들어갈 수 있다.

8일째에 또 그 망할 놈의 제사를 지낸다. 피부병은 기본적으로 청결법에 속하니 Sin에 해당하여 속죄제도 해야 하지만, 제사장의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손해배상죄인 guilt도 적용하여 속건제도 해야 하나 봄.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짐승을 셋이나 잡아야 한다.

  • 속건제용
    – 어린 숫양 1
    – 기름 1 록
    – 기름섞인 곡식가루 3/10 에바
  • 속죄제용 : 어린 숫양 1
  • 번제용: 한살짜리 암양 1

다른 제사는 그냥 매뉴얼대로 하면 되는 것 같은데, 속건제는 평소와 다르다.

제사장은 속건제용 숫양 1마리를 잡아서, 그 피를 정화되려는 당사자의 오른 귓불, 오른 엄지손가락, 오른 발가락에 바른다. 그런 뒤 왼손에 기름을 붓고 오른손 검지로 찍어 야훼 앞에 7번 뿌림. 그리곤 남은 기름으로 당사자의 피 묻혔던 곳마다 또 덧발라주고, 머리 위에도 붓는다.

무척 과학적인 처치라도 행하고 있는 양 엄근진한 눈빛이 뿜김

만약 가난할 경우에는 준비물이 조금 줄어든다. 과정은 위와 같다.

  • 속건제용:
    – 어린 숫양 1
    – 기름 1 록
    – 기름 섞은 곡식가루 1/10에바
  • 속죄제용: 비둘기 1
  • 번제용 : 비둘기 1

3. 옷과 집의 곰팡이 처리법

(1) 옷에 곰팡이 생겼을 때

옷(모직, 베, 가죽, 천)에 푸르거나 붉은 얼룩이 생겼을 때도 제사장에게 가져간다. 제사장이 옷을 7일 격리한 뒤 다시 봤을 때 더 번져 있다면 그것은 더러운 곰팡이므로 불태워야 한다.

반면, 번져 있지 않다면 한 번 빤 뒤 7일 더 격리한 뒤 다시 확인한다. 얼룩이 희미해졌다면 얼룩 부위를 제거하고 다시 빤 뒤 입을 수 있다.

(2) 집에 곰팡이 생겼을 때

집 주인은 제사장에게 이를 보고해야 하고, 제사장이 검사하러 올 때는 집을 비워놔야 한다. 집이 더러움 선언이라도 받게 되면 그 안에 있던 건 모두 포함되기 때문임.

집 벽에 푸르거나 붉은 얼룩이 나타나고, 그 부위도 움푹 꺼졌다면 이 집을 7일 통안 폐쇄해야 한다. 7일 후에 관찰했을 때 얼룩이 더 번져 있다면 오염된 부분의 돌을 떼어내고, 집안의 흙벽은 모두 다 긁어내야 함. 이 돌과 흙은 도성 밖에 더러운 걸 버리는 곳에 버린다. 그런 뒤 새 돌을 끼워넣고 새 진흙으로 도배 싹 다시 하면 됨.

그랬는데도 또 생긴다면 이것은 집에 생기는 악성 곰팡이라, 이건 더러운 집임. 통째로 허물어서 모두 도성 밖에 버려야 한다.

집이 폐쇄된 동안 들어가서 자거나 먹은 사람은 그날 저녁까지 부정하니 옷을 빨아야 한다.

돌 갈고 도배 싹 새로한 뒤에 괜찮아졌다면 제사장은 이 집을 깨끗하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런 뒤 집을 정화하는 의식을 치러야 한다. 사람이 피부병 나았을 때와 같은 준비물로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한다.

  • 살아있는 깨끗한 새 2
  • 백향목
  • 진홍색 실 한 뭉치
  • 우슬초
  • 물이 담긴 오지 그릇
새 : 만나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ㅅㅂ

이번엔 사람 대신 집에다 핏물을 일곱 번 뿌리는 것만 다르다.

4. 사람이 더러워질 때

신체적으로 아래에서 뭔가를 유출할 경우 더럽다고 보고 있다. 깨끗하고 더러운 것에 대한 규례는 청결법에 속하므로 Sin에 해당한다. 즉 때에 따라 속죄제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결론부터 말해서 남자는 성기에 고름이 나올 때, 여자는 하혈을 했을 때와 출산했을 때 제물을 바쳐 속죄제를 한다. 게다가 출산했을 때 제물이 제일 비쌈. 의료도 발달하지 않았던 때 애 낳는 것도 목숨걸고 하셨을 텐데 부정탔다고 제물까지 바치다니 ㅋㅋㅋ 이스라엘 여자가 아이를 낳을 때마다 제사장도 바쁘고 제물을 챙기는 구조구먼…

(1)남자가 불결할 때

  1. 곧휴에서 고름이 흐르거나 고여있을 때
    고름 중인 남자에게 직접 닿았거나, 침이 튀었거나, 그가 앉거나 누운 자리에 닿은 사람도 모두 더러워지므로, 옷을 빨고 목욕해야 함. 그래도 저녁 때까지는 더럽다. 고름 중인 남자가 만진 오지그릇은 깨버려야 하고, 나무 그릇은 씻어야 한다.

    고름 중인 남자가 다 나은 뒤 다시 깨끗해지려면, 7일 기다렸다가 옷을 빨고 흐르는 물에 목욕을 해야 하고, 8일 째는 비둘기 두 마리를 제사장에게 줘서 하나는 ①속죄제로, 하나는 ②번제로 써야 한다.
  1. 정액을 흘릴 경우 저녁 때까지
    정액 발싸한 남자는 목욕을 해야 하며, 그래도 저녁 때까지는 더럽다.
    동침 후에 사정하면 둘 다 목욕을 해야 하며, 그래도 저녁 때까지는 부정하다.
더러운 것이 닿은 오지 그릇은 깨고, 옷을 빨고 목욕을 하는 건 일종의 정결 루틴임.

(2)여자가 불결할 때

  1. 월경할 때 7일 동안
    월경 중인 여자에게 닿거나, 여자가 앉거나 누운 자리에 닿은 남자는 옷을 빨고 목욕해야 한다. 그래도 저녁 때까지 더럽다.

    월경 중의 여자와 동침하는 남자는 더러움이 옮아서, 7일 동안 더러워지며 그 남자가 누운 자리도 모두 더럽다.
  2. 월경이 아닌 하혈하고 있는 동안
    다른 건 월경 중 여자와 똑같다.

    하혈이 멎고도 7일 동안 기다려야 한다. 8일 째 되는 날 비둘기 두마리를 제사장에게 줘서, 하나는 ①속죄제로, 하나는 ②번제로 써야 한다.
  3. 출산할 경우
    아들을 낳으면 7일 더럽고, 딸을 낳으면 14일 더럽다. 뭐지, 딸을 낳으면 두 배로 더러워지는 이 기적의 논리는?
    아들을 낳으면 8일 째 할례시키고, 산모는 피로 더러워진 몸이 깨끗해질 때까지 33일을 집안에만 있어야 한다. 딸을 낳으면 이번엔 66일 자택감금임. 감금 기간 동안엔 신성한 물건을 만지거나 성소에 가선 안 된다.

    자정기간이 끝나면 ①속죄제와 ②번제 제물을 제사장에게 바쳐야 한다.

    속죄제용 : 비둘기 1
    번제용: 한살된 양 1 (가난할 경우 비둘기 1)

5. 최종 결론

이것이 바로 레위기의 청결법이다. 와 진짜 길고 쓸모없는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레위기에 들어서서 매 편의 게시물이 너무 긴데, 레위기를 빨리 끝내고 싶은 내 마음이 반영되고 있는 것임. (개인적으로는 레위기가 재미있는데,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것 정도는 눈치챘음)

또한 기독교에서 왜 성행위를 더러운 것으로 보는지 알겠음. 이미지가 하여튼 간에 상당히 부정적임. 그래놓고 자손을 번성하라는 말은 왜 해제꼈는지 모르겠음.

레위기는 신자들에겐 인기가 없는 부분인지, 맘에 드는 컬러 그림도 거의 찾을 수가 없어서 시무룩함. 너네 진짜 아버지 유혹하는 롯의 두 딸 그림이나 그려대고, 대머리 남자는 왜 차별하냐?!

참고로 레위기에서 말하는 제물용 비둘기는 집비둘기(Pigeon)나 산비둘기(turtle dove) 둘 다 가능하다.

왼쪽이 터틀도브, 오른쪽이 빨래엔 피죤

댓글 17개

  1. 앗, 제가 이쁘다고 생각했던 친구는 산비둘기였군요. 하나 깨닫고 갑니다…(?)
    근데 저렇게 귀찮은 프로세스가 길고 상세하면 제사장도 ‘귀찮긴 하겠지만’ 권위 내세우기엔 좋겠습니다. 일단 저걸 대충은 외우고 있어야 할테고, 일반 백성들은 완벽하게 다 외우는 사람 별로 없겠죠. 일일이 산책다니면서 고나리하기 참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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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진단표 너무 웃기고 재밌어요🤣🤣🤣🤣🤣🤣👏👏👏👏
    아니 동성애 반대하려면 삼겹살도 먹지 말아야겠군요…
    부스럼이 온 몸을ㅋㅋㅋㅋㅌ다덮으면깨끗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아닠ㅋㅋㅋㅋ 아니 이건 진짜 너무 웃긴닼ㅋㅋㅋ 잘 읽고 있습니다

    읽으면서 조금 궁금했던 부분이 있는데요, 날짐승은 다 더럽다고 여기는 것 같은데 비둘기만 예외인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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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럼 먹을수있는 고기는 순한 새랑 생선 소 양 염소 이정도인걸까요..ㅎㅎ 어휴 모세는 이거 다 지켰을라나 모르겠네요 몰래 족발먹은거아냐?(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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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꼬ㅊ 까는것에 그토록 집착했던 것을 보면 성병이 만연했던 것일까요…필사적으로 성별관계없이 ㄲㅊ와 ㅅㅅ에서 관심을 돌리게 만들려고 필사적이었다고밖에 보이지 않네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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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씻고 밀고 벗기고 격리까지 제법 전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만 피도 흘리고 쌩쑈를 했으니 불결하다손 쳐도 여아 두배에서 억 치이고 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퉷퉷퉷
    비둘기가 흔한 새였나봐요…
    아니 그리고 33일 66일 더러워서 갇혀있는건데 식구들은 같이 살 수 있는지…? 가뜩이나 몸도 약해져있을땐데 궁금하네요 그럼 신생아는 유모(가난한 집은 이웃에 맡기나…?)가 키우는건지 아무튼 알쏭달쏭하네요 더 구체적으로 적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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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곧휴 청결이나 곧휴고름에 민감한 반응 보이는거 생각해 보면 동성애 죄악시 하는거도 애널섹 하면 아무래도 당시에는 고무 프로텍터도 없었으니 요도염 올 가능성이 높았을거라 그랬던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이번편 보고 해봤습니다. 반점이 움푹 들어갔는지, 하얀색인지 보는건 아마 그림에 언급된 한센병을 타게팅한게 맞았을거 같아요. 천연두라면 그런 판별법을 쓰기 전에 퍼졌을거고 흑사병을 염두에 뒀다면 색이 흰색이 아녔을거같으니. 그 읽는것이 고통이던 레위기를 재밌게 해설해주시다니 미친 필력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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